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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육아] 시골에서 아이가 겪는 ‘첫 친구 관계’ 형성 과정과 부모의 역할 I 또래 부족 문제, 형제/이웃과의 관계, 외로움 방지 방법

Nora Joe 2025. 7. 4. 14:59

1. 서론: 또래가 적은 환경에서 친구 관계는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는다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어린이집, 유치원, 놀이터, 문화센터 등 다양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또래를 만난다. 친구는 그저 옆자리에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며, 갈등과 협력, 경쟁과 공감 속에서 아이는 사회성을 습득한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마을에 아이가 거의 없거나,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아이들만 있는 경우가 많다.

‘친구’라는 개념이 생기기도 전에 아이는 혼자 노는 데 익숙해지거나, 어른과의 상호작용에 집중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은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관계없이 아이가 친구를 만드는 경험 자체를 접하지 못하게 만든다. 특히 사회적 상호작용이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인 만 3~6세 사이에 이러한 경험이 결여될 경우, 이후 초등학교 진학 후 또래 관계에서 적응이 어려운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 글에서는 시골 육아 환경 속에서 아이가 처음 친구를 사귀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실질적인 사례와 함께 분석한다. 또래 부족 현실, 형제 및 이웃과의 관계, 외로움 해소 방법, 그리고 부모의 구체적 개입 전략까지 네 가지 관점에서 살펴본다.

시골에서 첫 친구 만들기

2. 또래 부족 문제는 단순한 불편이 아닌 정서 발달의 변수다

시골에서 또래를 만나는 것은 부모의 노력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구조다.
많은 시골 마을은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있고, 유아기 자녀를 둔 가정은 드물다. 초등학교 한 반에 학생이 3~5명밖에 없는 곳도 흔하고, 유치원 정원이 10명 미만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귀는 경험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또래 부족 상황이 단순히 외로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자기 표현력, 감정 조절 능력, 타인과의 협력 방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시의 아이는 장난감을 두고 친구와 다투거나, 의견 충돌을 경험하면서 갈등 해결 방법을 익힌다. 반면, 시골의 아이는 그런 상황 자체가 적고, 갈등의 기술을 배울 기회도 부족하다.

또래가 없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아이가 관계를 맺는 대상은 어른이 되기 쉽다. 문제는 아이가 어른과의 관계를 통해 수직적 상호작용에만 익숙해진다는 점이다. 이는 이후 또래와의 수평적 관계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하며, 자칫 대인관계 회피나 자신감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3. 형제·이웃과의 관계가 또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까?

시골에서 형제는 또래 친구 역할을 대체하는 가장 가까운 존재다. 실제로 형제가 많은 가정에서는 형과 동생이 서로 놀면서 협력과 경쟁, 배려를 자연스럽게 익힌다. 하지만 형제 관계는 근본적으로 수평 관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친구와는 다르다. 형제 간에는 위계가 존재하고, 상호작용의 성격도 반복적으로 고정되기 쉽다. 동생은 따라가고, 형은 주도하는 구조가 반복되면 아이는 자기 주장을 펼치는 데 익숙해지지 못한다.

이웃 아이와의 관계는 대체 가능성이 높지만, 마을 구조상 자주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거리가 멀거나, 부모 간 친분이 없는 경우, 일주일에 한 번 마주치기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먼저 이웃 가정과의 관계를 만들어야 아이의 사회적 네트워크도 형성될 수 있다.

또한 공동체 활동을 통해 관계의 기반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마을 행사나 텃밭 체험, 어린이 독서회, 마을 작은도서관 프로그램 등은 아이들끼리 반복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정한 주기성과 만남의 맥락이 있을 때 아이는 상대방을 인식하고, 관심과 감정을 공유하며 관계를 확장한다.

4. 외로움을 방지하는 생활 습관과 부모의 적극적 중재 전략

친구가 없는 환경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아이의 정서적 외로움과 고립감이다.
아이는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다양한 반응을 실험하면서 자아 정체감을 확립한다. 그러나 또래 경험이 적으면 아이는 감정 표현 방법을 배우기 어렵고, 실수를 통한 학습 기회도 부족하게 된다. 이로 인해 표현력이 제한되거나,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다. 이때 부모는 단순히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성 훈련을 유도하는 놀이와 상호작용을 의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역할 놀이를 통해 갈등 상황을 설정하고 해결책을 이야기해보게 하거나, 인형극을 통해 감정 표현의 어휘를 익히는 활동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그림책을 활용해 인물의 감정을 해석하게 하거나, 가족 구성원 간 감정 나누기 시간을 운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다”는 안정감을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친구 관계는 시기마다 생기고, 관계가 빠르지 않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님을 설명해주는 것은 아이의 자존감과 타인 신뢰 형성에 중요한 기반이 된다. 이와 함께, 부모는 또래 관계의 부족을 감정적 상호작용, 언어적 놀이, 지역 커뮤니티 활용 등으로 채워주며, 아이가 사회적 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5. 결론: 친구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관계

시골에서 아이가 친구를 사귀는 것은 도시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적극적인 부모의 개입이 필요한 영역이다.
단지 또래가 없다거나, 아이가 혼자 잘 논다고 해서 이를 방치하면 사회성 결핍, 정서적 위축, 표현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환경이 불리하다고 해서 반드시 관계가 부족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환경의 제약을 인식하고, 아이에게 관계 경험을 대체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주는 태도다.친구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존재가 아니라, 반복된 접촉, 공유된 맥락, 정서적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되는 관계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시골에서 아이가 처음 친구를 만들고, 관계를 확장해나가는 과정을 함께 설계할 수 있다면, 그 경험은 도시 아이들이 겪지 못한 깊이 있는 관계와 정서적 연결로 이어질 수 있다.
부모는 단지 보호자가 아니라, 관계의 안내자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